WSJ "英 기업 대출 보증 효과적
격리된 소비자에 돈 줘도 못 써"

주간지 배런스 "개인에 초점을"
WP "월급 받을 환경 만들어줘야"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유례가 없는’ ‘세계대전 이후 처음’ 등의 수식어가 붙은 부양책이 연일 쏟아진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적인 만큼 국가마다 정책의 방점은 다르게 찍힐 수밖에 없다. ‘코로나 경기부양책’에 대한 언론의 평가도 제각각이다.

[심은지의 Global insight] 국가별 각양각색 '코로나 부양책' 언론평가도 제각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놓은 영국식 경기부양책에 후한 점수를 줬다. 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사업장 중심, 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에서다. 영국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 3300억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대출을 보증하기로 했다. 보증 규모가 작년 영국 국내총생산(GDP) 2조3343억파운드의 15% 수준에 이른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영국 정부는 이날 보증 규모를 밝히면서 기업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보증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영국의 다른 코로나19 대응책 역시 상당 부분 기업 지원책이다. 예컨대 모든 중소기업은 1만~2만5000파운드 수준의 일회성 보조금을 받는다.

WSJ는 사설을 통해 “영국 정부는 격리된 소비자들이 상점에 갈 수 없다면 케인스식 수요 부양책이 효과가 없다고 본다”며 “영국의 공급 측 대안들은 (경기 부양에) 시의적절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대중은 곧 이 결과를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의 금융주간지 배런스는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런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경제학자들이 투자 감소에 의한 경기 침체를 우려했기 때문에 기업에 너무 많이 초점을 뒀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문제는 갑자기 수요가 사라지는 것인 만큼 개인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정책으로 실업보험 금액과 기간 늘리기, 의료비 보육비 인하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관점에선 미국의 1조달러(약 1280조원) 패키지 중 하나인 현금 지급이 효과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인 한 명당 1000달러의 현금 지급을 공언했다. 미 공화당은 이를 바탕으로 모든 미국인에게 한 명당 1200달러, 결혼한 부부에게 2400달러를 지원하는 방식을 법안으로 내놨다. 어린이 한 명당 500달러를 추가 제공한다.

다른 국가들도 현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다음달 발표할 긴급 경제대책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지급한 금액(1인당 1만2000~2만엔)보다 더 많은 현금을 나눠주는 방안을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은 7년 이상 거주한 모든 성인 영주권자 700만 명에게 1인당 1만홍콩달러(약 155만원)를 지급한다. 호주도 이달 말부터 650만 명의 연금·실업급여 수급자에게 1인당 750호주달러(약 58만원)의 일회성 현금을 준다.

현금을 뿌리는 것보다 근로자 급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 회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근로자의 급여를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거나 근로시간을 크게 단축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근로자들이 월급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음식, 주거비, 공공요금 등을 내지 못할 수 있다”며 “각 가정에 수표를 보내는 것보다 월급을 받을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행정적으로 낫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세금 공제를 제안했다.

덴마크 정부는 매우 급진적으로 민간 기업 근로자의 급여를 최대 75%(월 상한 424만원)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적용 대상은 최소 30% 이상의 근로 인력을 해고해야 할 정도로 위기에 놓인 기업이나 50인 이상 사업장이다. 기업이 직원을 감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전문 매체 유랙티브닷컴은 “덴마크가 지난 20년간 경제 개혁을 단행해 건전한 공공 재정을 갖췄기에 가능한 정책”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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