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일정에 영향 불가피…포로교환 차질에 미국, 이행 촉구
갈 길 먼 아프간 평화에 이번엔 코로나19가 '암초'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 평화 합의 타결 후 후속 작업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또 다른 암초로 떠올랐다.

아프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면서 철군 작업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최근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에 대해 당분간 아프간 진출입을 중지시켰다.

병력 이동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아프간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란과 국경을 맞댄 탓에 최근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19일까지 감염자 수는 22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미국은 이번 평화 합의에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 등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군은 합의 이행 1단계로 올해 중반까지 아프간 주둔 병력을 8천600명까지 줄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특히 나토 측은 유럽에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철군 논의 자체를 아예 미뤄둔 상태다.

군사 기지 철거 등을 위한 병참부대의 아프간 진입도 보류됐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과 나토군은 각각 1만2천여명, 8천700여명이다.

뉴욕타임스는 "병사를 보호하기 위한 밀러 사령관의 조치가 철군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갈 길 먼 아프간 평화에 이번엔 코로나19가 '암초'

이 와중에 아프간 내부 세력 간 불협화음도 계속되고 있다.

우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정부 내 '2인자' 압둘라 압둘라 전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 간 다툼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최종 개표 결과 재선에 성공했지만 '득표 2위' 압둘라 전 최고 행정관은 이에 불복, 별도 대통령 취임식을 치렀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포로 교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미국과 탈레반은 평화 합의에서 이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지만, 아프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포로 교환 카드는 탈레반과 협상 과정에서 사용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후 가니 대통령은 이달 초 탈레반이 폭력을 크게 감축한다면 포로 5천명에 대한 단계적 석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탈레반의 공세가 계속되면서다.

아프간에 평화가 완전히 구축되려면 외국군 철수와 함께 기존 정부와 탈레반 간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진전이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는 18일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모두 최대한 빨리 포로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할 때 포로 석방은 매우 시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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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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