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시설명 특정 않은 채 "직원들 증상 있는데도 일하고 환자 늦게 발견"
"100명 넘는 코로나19 환자 나온 미국 요양시설, 전염통제 미흡"
미국 워싱턴주의 한 장기 요양시설에서 1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온 것은 미흡한 전염 통제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CNN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주간 저널 '질병 감염률과 사망률 위클리 리포트'에 실었다.

보고서는 시설의 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채 워싱턴주 킹카운티의 한 요양시설에서 2월 28일 한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3월 8일까지 이 시설에서 모두 129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129명 중 81명이 이 시설 입소자였고 34명은 시설 직원이었다.

나머지 14명은 입소자를 찾아온 방문자였다.

이 가운데 23명이 죽었는데 대다수인 22명이 입소자였고 방문객도 1명 숨졌다.

환자들의 중간 연령을 유형별로 보면 입소자 환자들의 중간 연령이 81.0세, 직원들은 42.5세, 방문객들은 62.5세였다.

CDC는 설문조사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 시설이 코로나19에 취약해진 핵심 요인으로 ▲ 증상이 있는 와중에도 계속 일한 직원들 ▲ 한 곳 이상의 요양시설에서 일한 직원들 ▲ 제한된 검사 역량과 낮은 경계심으로 인한 환자 발견의 지연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효율적인 전염 통제와 예방의 미흡, 여러 요양시설에서 일하는 직원 등이 시설 내·시설 간 전염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번 조사 결과는 일단 코로나19가 장기 요양시설에 침투하면 높은 발병률로 이어질 잠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시설명이 명시되지 않았으나 미 언론은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 케어 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이 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워싱턴주 시애틀·킹카운티에서는 이날까지 56명의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나왔는데 이 중 35명이 라이프 케어 센터와 연관된 사례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