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런던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자 2만명의 군병력을 긴급 대기시켰다. 경찰을 도와 치안을 유지하고, 중증 확진자를 위한 임시 병원을 짓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코로나 지원부대’로 이름이 붙여진 2만명의 군인들이 긴급출동 태세를 갖췄다”며 “런던 등 주요 지역이 봉쇄되면 치안 유지를 위해 즉시 투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 군병력이 치안 유지를 위해 투입되는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FT에 따르면 2만명의 군인 중 1만명은 민간 구호활동에 정기적으로 투입되는 병력이다. 나머지 1만명은 전염병 관련 전문역량을 갖춘 병력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남녀 예비군을 19일에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기준 2626명이다. 전날(1950명) 대비 676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연일 증가하는 추세다. 사망자는 104명으로 전날 대비 32명 증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휴업 결정을 발표했다. 잉글랜드 전역의 모든 학교는 오는 20일부터 휴업에 들어간다. 잉글랜드에 앞서 이날 오후 웨일스가 영국에서 가장 먼저 학교 휴업 조치를 발표했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뒤를 이었다.

영국 정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에서 시행 중인 주민이동 금지령과 상점 폐쇄명령을 이번 주말께 런던에 발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빠른데다 런던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영국 정부의 공식 확진자 통계는 2626명이지만, 실제 감염자 수는 6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중증 확진자를 수용하기 위해 호텔을 임시 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미 해군의 USNS 머시호(號), USNS 컴포트호 등 병원선(船) 두 척과 이동형 병원인 ‘원정 의료시설(EMF)’을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 관계자는 “런던 호텔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환자를 외딴 배에 태울 이유가 없다”며 “군병력이 임시호텔 건설에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금융허브로 불리는 런던에서 주민이동이 금지되는 등 지역 봉쇄에 들어가면 영국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18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 가량 급락한 1.16달러를 기록했다. 1985년 이래 3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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