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코로나19 확산에 20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
터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약 2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부처 간 긴급조정회의를 주재한 후 1천억 리라(약 19조4천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우선 목표는 생산과 고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를 지키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패키지를 '경제 안전성 방패'라고 부르기로 했다"며 "코로나19 창궐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총 1천억 리라 규모의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터키 정부는 3개월간 국내 항공 노선에 부과한 부가가치세를 기존 18%에서 1%로 감면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잘 따라주면 3주 내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유럽 국가는 65세 이상 노인을 무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존중할 것"이라며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마스크와 세정제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부터 마스크 지급을 시작할 것이며, 76세 이상 은퇴자에게는 공공 은행에서 직접 연금을 집으로 전달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스·불가리아와 통하는 육상 국경 검문소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터키인은 물론 외국인도 도로·철로를 통해 그리스와 불가리아를 오갈 수 없게 됐으며, 해로를 통해 그리스 본토와 그리스 영토인 동(東)지중해의 섬을 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터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이란·이탈리아·한국 등 20개국 항공편의 운항을 중지했으며, 카페·영화관·체육관 등의 영업을 중단했다.

또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1주일, 대학교는 3주간 휴교에 들어갔으며, 종교청 '디야네트'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집단 기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터키 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모두 98명이며, 중국 국적의 고용인과 접촉한 89세 남성이 이날 처음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