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막으려 이동·군집 최소화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 금요예배 취소…15일간 재택근무령(종합)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자국 내 모든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금요 대예배를 당분간 취소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 국영SPA통신은 모스크에서 금요 대예배에 참석하는 대신 집에서 이를 대신할 수 있고, 이슬람 성지 메카 대사원과 메디나 예언자 모스크에서만 예배가 허용된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마저 금요 대예배를 취소할 만큼 중동 지역 역시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무함마드 알이사 무슬림세계연맹(MWL) 사무총장은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에 "모스크 대신 가정에서 예배를 보는 것은 샤리아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라며 "전염병 대유행을 예방하려면 예외없이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중지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먹고 입에서 냄새가 난다면 혼자 기도해도 된다는 게 율법의 가르침이다"라며 "모두 조심해야 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전염됐다면 예외없이 혼자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메카에 본부를 둔 MWL은 강경한 보수 이슬람 사조인 와하비즘을 전파하는 종교 조직이다.

앞서 사우디 당국은 지난달 말 메카와 메디나에서 행하는 상시 성지순례(움라)를 일시 중단했다.

사우디에서는 17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33명 확인됐다.

시아파 이슬람 중심국인 이란은 지난주까지 3주째 금요 대예배를 취소했다.

쿠웨이트, 레바논, 이라크 최고성지 카르발라에서도 금요 대예배가 일시 중단됐다.

이슬람의 3대 성지중 하나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는 금요 대예배를 열되 실내에 모이지 못하도록 했고, 수니파 이슬람 신학의 총 본산인 이집트 알아즈하르도 전염병이 돌 때는 금요 대예배를 위해서 모스크에 반드시 모일 필요는 없다는 율법 해석을 내렸다.

사우디 정부는 또 17일 민간 부문에 대해 15일 기간으로 재택근무령을 내렸다.

사우디 인력·사회개발부는 이날 내린 '재택근무 지침'에서 "민간 회사는 직원에게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장비를 지급해야 한다"라며 "직원도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제대로 지켜야 하고 회사가 요구하면 사무실에 나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은 이날 보건, 안보, 군사 분야를 제외하고 16일간 휴가를 실시했다.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 금요예배 취소…15일간 재택근무령(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