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한 듯하던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각국이 도시 봉쇄와 외국인 입국제한 등 강력한 조처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동남아·남아시아서도 코로나19 급속 확산…봉쇄·입국제한 러시

동남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심상치 않다.

전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53명으로 치솟아 동남아에서 가장 많아지자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국가봉쇄'(Lockdown) 결정을 내렸다.

이 기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과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금지하고, 보건·금융·식량 공급 등의 필수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정부와 민간 기업 모두 휴업한다.

학교도 모두 문을 닫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7일 국가 봉쇄를 하루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슈퍼마켓, 약국 등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동남아·남아시아서도 코로나19 급속 확산…봉쇄·입국제한 러시

필리핀 상황도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 누적 확진자가 142명으로 증가한 데다가 환자 가운데 12명이 목숨을 잃어 치명률이 8.5%에 육박한다.

그러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보 최고 수위인 '적색 경보 2단계'를 발령하고 17일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천700만명이 거주하는 루손섬을 통째로 봉쇄했다.

한 달간 생필품과 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 외에는 군경의 감시하에 철저한 자가 격리가 이뤄지고, 대중교통 운송도 중단된다.

또 육상과 해상, 항공기 운항을 차단해 17일 0시부터 72시간 이후에는 외국인의 출입국을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

태국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17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3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70∼80%가 수도인 방콕에서 나와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국 내각은 1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각급 학교에 대한 휴교 결정을 내렸다.

또 애초 내달 중순이었던 전통설 송끄란 연휴도 연기하기로 했다.

태국 북동부 부리람주(州)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에 돌입해 태국인도 이 지역에 진입하려면 코로나19 검사를 거쳐야 한다.

베트남은 최근 유럽발 코로나19 유입으로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 누적 확진자가 61명을 기록하자 이탈리아를 비롯한 26개 유럽 '솅겐 협정' 가입국과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모든 외국인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동남아·남아시아서도 코로나19 급속 확산…봉쇄·입국제한 러시

또 공항과 버스 정류장, 기차역, 슈퍼마켓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대도시의 영화관, 클럽, 마사지숍, 가라오케(유흥주점)의 영업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도록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16일 하루 기준으로 최다인 1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43명으로 증가했다.

캄보디아에서도 17일 하루 만에 확진자가 배로 늘자 전국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조기 방학에 들어가도록 했다.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중국에 대해서도 입국 제한 조처를 하지 않던 캄보디아는 크루즈선 입항을 금지하고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프랑스, 미국에 이어 이란발 입국을 막기로 했다.

누적 확진자가 134명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내부에서 봉쇄조치 요구가 나오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재까지 봉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집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예배드리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동남아·남아시아서도 코로나19 급속 확산…봉쇄·입국제한 러시

남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란의 이웃 나라 파키스탄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란에서 돌아온 순례객 중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지난 16일에만 1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83명으로 집계됐다.

그러자 국경 폐쇄, 전 학교 휴교, 국제선 운항 제한 등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인도 등으로 통하는 국경은 지난 16일부터 15일간 폐쇄하기로 했고, 각 학교는 다음 달 5일까지 문을 닫는다.

역시 이란과 국경이 접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란에서 돌아온 자국민 중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5명 늘어 확진자는 21명이 됐다.

인도는 강력한 방역 대응 태세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계속 늘자 18일부터 유럽연합(EU), 영국 등 유럽에서 출발하는 자국민의 입국까지 금지하기로 했다.

또 17일부터 세계적인 문화유산 타지마할 입장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웃 섬나라 스리랑카 정부는 누적 확진자가 28명으로 증가하자 사람들의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17∼19일 사흘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스리랑카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주요 발생국 12국에 대해서는 지난 14일부터 모든 종류의 비자 발급도 중단한 상태다.

다른 남아시아 국가인 몰디브, 방글라데시, 네팔의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각각 13명, 8명, 1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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