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A&M대 리간 교수팀, 중국인 2천 가구 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중국인들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17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A&M대학교 리간(경제학) 교수는 소득수준이 다른 중국인 2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중국 소득불평등 심화할 것"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연 소득이 1만∼3만위안 사이 가구의 경우 응답자의 3분 1 가량이 올해 소득이 심각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소득이 42만3천위안 이하 가정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자신들의 소득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연 소득 20만 위안 이상 가구에서는 응답자의 11%만이 올해 자신들의 소득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또 연간 소득 130만위안 이상 부유층 가구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자신들의 소득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리 교수의 조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 2월 실시됐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리 교수팀은 중국 쓰촨(四川)성 서남재경대학교 중국 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CHFS)와 공동으로 약 4만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중국 가정 금융 조사 결과를 이번 연구에 활용했다.

SCMP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중국 정부가 최근 몇 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득 격차를 줄이려 노력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중국인들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코로나 사태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나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영향이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그들은 위기에 맞서는 능력이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소득 불평등 심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주택담보 대출 상환 연기,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일회성 보조금 지급 등을 제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16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있는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13.5%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