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 산업이 마비되고 있지만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산업도 있다. 온라인 유통산업이 대표적이다.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피해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 주문을 대폭 늘리고 있어서다.

아마존은 미국 내 배송부문 인력 등 10만 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근 미국 내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3억5000만달러(약 4346억원)를 투입해 오는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배송센터 인력 등의 시급을 현행 대비 2달러가량 올린다는 방침도 밝혔다.

코스트코는 2020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실적 발표에서 이 기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급증했다고 밝혔다. 식료품 판매기업 팜스테드의 3월 첫째주 온라인 배송 물량이 평소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아마존은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고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품목이 품절됐다”고 전했다.

온라인 주문 폭증으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도 빈번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식료품 배송 서비스 부문인 아마존프레시는 이날 자사 웹사이트에 “주문량 증가로 제품 배송이 일시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띄웠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 프라임 멤버(유료회원)를 대상으로 배송 기간이 최대 4일까지 지연되고 있다. 연간 119달러를 내는 프라임 멤버는 원래 무료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도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10일 동안 미국의 맥도날드 매장을 찾는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치킨 전문 패스트푸드 업체 칙필레이의 방문객은 같은 기간 12% 급증했다. 패스트푸드점은 아니지만 스타벅스 방문객도 같은 기간 약 4.2%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반 식당 이용객 수가 크게 줄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미국 최대 식당 예약서비스 기업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15일 미국인의 식당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날 대비 평균 48% 급락했다. 오픈테이블은 “식당 예약이 이달 들어 매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