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스페인이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다.

페르난도 그란데-말래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TV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억제하기 위해 국경을 폐쇄한다"며 "포르투갈 및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파트너들과 협의한 뒤 이같은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당국은 17일 0시부터 스페인 국적자와 정부로부터 거주허가를 받은 사람, 외교관,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직장인, 불가항력을 입증할 수 있는 국민, 수출입 물품 운송 종사자들만 입국을 허용키로 했다.

아울러 환자 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해 모든 사립 병원을 국유화하고, 민간 의료진과 시설들을 '공적 통제'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도 의료 최전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기준 9428명, 누적 사망자는 335명이다. 중국, 이탈리아, 이란 다음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다. 특히 수도 마드리드 일대에서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앞선 14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에 이동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 국민들은 생필품을 사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외출할 수 있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포르투갈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 중 첫 사망자가 나오자 다음달 15일까지 스페인과의 국경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협의를 거쳐 양국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과 열차편 운행 등을 모두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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