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형제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충돌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자 벨라루스가 반발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인적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국경을 접한 데다 '연합국가' 조약을 체결하고 있어 사실상 큰 제한 없이 육로를 통한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러시아가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발끈하고 나섰다.

루카셴코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벨라루스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오히려 러시아가 코로나19로 '불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로부터 문을 닫아야 하는 건지 수사적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3명이며, 벨라루스의 확진자는 27명이다.

루카셴코는 "(러시아가) 우리와 상의도 없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게다가 국경을 닫는 일은 정부의 일이 아니라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 미슈스틴 총리가 국경 폐쇄 결정을 발표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루카셴코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과 전화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근년 들어 러시아산 석유·가스 공급가격, 단일 통화 도입, 벨라루스 내 러시아 군사기지 건설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벨라루스는 불평등한 조건으로 연합국가에 가입하거나 국가 주권을 잃고 러시아로 통합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러-벨라루스, 코로나19 충돌…러 국경폐쇄에 벨라루스 '발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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