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전사에 관여하는 SPRK1 효소, 제 기능 못 하면 불임 초래
미 UCSD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수정 초기 단계서 정자 '유전체 포장' 벗기는 효소 발견"

평범한 세포와 비교할 때 가장 작은 정자는 약 20분의 1 크기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정자는 인간 유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전 형질(genetic material)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려면 정자의 유전 형질이 아주 특별하게 접히고 포장돼야 하는데, 그 방법의 하나가 염기성인 히스톤(histones)을 다양한 유형의 강염기성 프로타민(protamine)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인간과 같은 진핵생물의 DNA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뉴클레오솜(염색체의 기본 단위)을 형성한다.

그런 결합 단백질 가운데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게 바로 히스톤이다.

히스톤은 DNA의 염색사에 휘감겨 염주처럼 연결돼 있다.

프로타민 단백질로 싸여 있던 정자의 유전체 포장이 처음에 어떻게 풀리는지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DAN 전사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SPRK1이라는 효소가 여기에서도 중요한 작용을 했다.

잠정적으로 이 발견은 불임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거로 기대된다.

UCSD 의대의 푸 샹-둥 세포 분자 의학과 석좌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셀(Cell)'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후 교수는 "이 단계에서 남성이 기능 이상을 보이는 부부는 아기를 갖기가 어려웠다"라면서 "SPRK1 효소가 불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로 연구할 게 많다"라고 말했다.

SPRK1는 원래, 유전자 전사 과정에서 RNA를 자르고 이어붙이는 '스플라이싱( splicing)' 작용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 효소는 배아 발생 초기에 정자의 유전체를 푸는 과정에 관여하다가, 나중에 RNA 스플라이싱 능력을 갖춘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한다.

푸 교수팀의 다음 목표는, 정자와 모계 유전체의 결합을 유도하는 분자 신호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푸 교수는 "정자 형성부터 수정과 배아 발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더 잘 이해해야, 불임 부부가 겪는 기능 이상을 해결할 가능성도 커진다"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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