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시세 7년만에 최고치…금붙이 팔려는 사람 늘어

지난해 대규모 시위 사태로 타격을 입은 홍콩의 귀금속 매장에 올해 들어 모처럼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팔찌, 결혼반지, 귀걸이 등 귀금속을 사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던 금붙이를 팔러온 사람들이다.

코로나19로 금값 오르자 홍콩 귀금속 매장 '북적'
올 초부터 세계 각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금값을 하늘 높이 밀어 올리면서 홍콩의 소비자들이 금을 팔기 위해 (지난해) 시위사태로 타격을 입은 귀금속 매장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홍콩의 금값은 올해 들어 10%가량 상승했으며, 지난주에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적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안전 피난처'인 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금값이 치솟고 있다.

샌디 씨는 "금값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간직하고 있는 금붙이들을 팔까 생각중"이라면서 "지금보다 금값이 30% 정도 싼 몇 년 전에 금 장신구들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득을 취한 뒤에 금값이 내려가면 다시 사들일 수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걱정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귀금속 매장에 갈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7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푹타이(福泰) 주얼리' 측은 지난 1∼2월 두 달 간 금붙이를 팔려고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예년보다 5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푹타이 주얼리의 애니타 리 매니저는 "소비자들은 금값이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 보유한 금 장신구들을 팔러 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금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