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 앞두고 강경한 안보 행보

이스라엘의 베니 간츠(60)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지 1년여 만에 총리로 등극할 기회를 잡았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각 정당 관계자들을 만나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뒤 간츠 대표에게 연립정부 구성권을 먼저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츠 대표는 군에서 38년 동안 활동하고 2011∼2015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직업군인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2018년 12월 '이스라엘 회복당'을 창당하며 정치에 뛰어들어 참신한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혀왔다.

작년 2월에는 TV 앵커 출신의 정치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Yesh Atid) 대표와 손잡고 중도정당 청백당을 꾸렸다.

이후 간츠는 수개월 만에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청백당은 작년 9월 총선에서 33석으로 집권당 리쿠드당(32석)을 누르고 최다 의석을 기록했다.

간츠는 안보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신중하고 실용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 총리 후보로 지명될 간츠는…軍출신 중도성향 지도자
간츠는 1959년 이스라엘 중남부 마을 '크파르 아힘'에서 태어났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간츠의 부친은 루마니아 태생이고 모친은 헝가리 출신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다.

간츠는 1977년 18세에 군 생활을 시작했고 1982년에는 레바논과 이스라엘군의 전쟁에 참전했다.

간츠는 군에서 존경받는 지휘관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스라엘군이 2000년 5월 레바논에서 철군할 때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군 사령관이었고 2002년에는 이스라엘 북부 사령관에 임명됐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유엔에 소속된 이스라엘군 부대에서 근무했다.

군 참모총장으로 활동하던 2014년 7∼8월에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지휘했다.

그해 가자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2천200여명이 숨지고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73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복을 벗은 뒤에는 보안관련 기업에서 간부로 일하기도 했다.

간츠는 텔아비브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하이파대학에서 정치학으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또 종교의식을 치르지 않는 민간결혼 도입을 지지하는 등 정치·사회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개방적 태도를 드러냈다.

간츠는 그동안 집권하면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특히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스라엘 총리 후보로 지명될 간츠는…軍출신 중도성향 지도자
간츠는 올해 2월 총선을 앞두고 강경한 안보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 1월 21일 요르단강 서안의 요르단계곡에 이스라엘 주권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이 많이 사는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다.

또 간츠는 올해 1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중동평화구상을 이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혀 아랍권 정당들의 반발을 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