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봉송 행사 취소된 성화, 20일 특별기편으로 일본 도착

오는 7월 24일 개막식이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취소·연기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본 내 성화 봉송 행사는 오는 26일 시작된다.

지난 12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도쿄올림픽 성화의 그리스 내 봉송은 이틀 만에 중단됐다.

그리스올림픽위원회가 봉송로에 몰리는 관중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채화식에 참석하고 14일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한 무토 도시로( 武藤敏郎) 도쿄 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일본 내에선 감염 확대 대응 조치를 충분히 강구해 봉송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에 변경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성화 무관중 채화·인수식…일본 내 봉송 26일 시작
그리스에서 봉송이 중단된 도쿄올림픽 성화는 아테네 중심부의 파나시나이코 경기장에 임시 설치된 성화대에서 불길을 이어가고 있다.

파나시나이코 경기장은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열린 곳이다.

도쿄올림픽 성화는 원래 일정대로라면 일주일 동안 그리스를 돈 뒤 도쿄올림픽조직위 측에 넘겨질 예정이었는데, 그리스 내 봉송 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일찌감치 도쿄 대회 조직위가 인수해 갈 장소에 도착해 기다리는 모양새가 됐다.

도쿄 대회 조직위는 오는 19일 아테네에서 무관중으로 인수식을 열 예정이다.

조직위가 인수한 성화는 일본 양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젠닛쿠·ANA)와 일본항공(JAL)이 공동 운항하는 특별수송기 편으로 20일 미야기(宮城)현에 있는 항공자위대 마쓰시마(松島) 기지에 도착한다.

이때 항공자위대 곡예비행팀 '블루임펄스'가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를 공중에 그리는 곡예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기지 도착 행사에서 애초 계획했던 어린이 200여 명의 참석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마쓰시마 기지에 도착한 성화는 오는 26일 후쿠시마 J빌리지를 출발해 121일 동안 일본 전역의 47개 도도부현(광역단체)을 순회하는 장정에 오르게 된다.

도쿄올림픽 성화 무관중 채화·인수식…일본 내 봉송 26일 시작
축구 국가대표 훈련 시설을 갖춘 J빌리지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대응본부가 설치됐던 곳이다.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동일본대지진과 원전 사고를 딛고 일어서는 일본의 모습을 국내외에 홍보하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후쿠시마 지역을 일본 내 성화 봉송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아베 총리는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내(일본) 성화봉송 시작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국내 성화 봉송 행사는 전체적으로는 조촐하게 치러진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J빌리지에서의 출발식도 무관중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각 봉송일의 최종 지점에선 축하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각 행사 1주일 전까지 대회 조직위와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참가 인원 등 행사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