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리스에서 성화 봉송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의 연내 개최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자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열고 싶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이 노력하기로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연기나 취소가 대화의 주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견을 전제로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올림픽 연기론이 힘을 받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직접 이를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의 연기·축소·취소 등을 판단할 경우 시한이 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희망과 달리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는 사실상 힘들어지는 모습이다. 올림픽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해 예정됐던 각종 이벤트도 파행 운영되고 있다. 그리스올림픽위원회는 지난 13일 그리스 남부 스파르타에서 시작해 그리스 전역 3200㎞를 달리기로 한 성화 봉송 릴레이의 남은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측은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그리스에서 성화 봉송식이 취소된 것은 유감이지만 그리스에서 일본으로의 성화 인계식은 예정대로 오는 19일 열린다”고 말했다. 19일 일본 측에 인도된 성화는 특별 수송기에 실려 20일 미야기현 마쓰시마 자위대 기지에 도착한다. 이어 26일 후쿠시마현에서 성화 봉송이 시작돼 넉 달가량 일본 전역을 돌며 올림픽 분위기를 고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정대로 성화 봉송이 진행될지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