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대공황 오나
(2) 치명상 입은 실물경제

中 휴대폰 판매 56% ↓…애플·나이키, 세계 곳곳 매장 폐쇄
美소비심리도 5개월來 최저…올 車 판매 9% 쪼그라들 듯
무디스 "코로나 최악 땐 올해 세계경제 마이너스 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국 각지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4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코스트코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국 각지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4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코스트코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것은 경제 전 분야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금융시장을 강타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 다우지수는 올 들어 최고점 대비 20% 떨어졌다. 하지만 금융시장보다 더 멍들고 있는 것이 실물경제다.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봉쇄 및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외출을 꺼리고 있다. 외출을 안 하니 소비가 줄고 연쇄적으로 생산도 급감하고 있다. 판매점과 가게 등이 휴점하면서 유통도 마비되고 있다.

실물경제 충격은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에서 먼저 나타났다. 중국에선 지난달 자동차와 휴대폰 판매가 반 토막 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월 자동차 판매량은 31만 대에 그쳐 1년 전보다 79% 급감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승용차 판매는 22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86.1% 줄었고 신에너지차 판매도 1만2908대에 머물러 전년 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 1~2월 자동차 판매는 223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중국 車판매 86% 급감…"세계 실물경제 충격, 사스 때의 200배"

지난달 중국의 휴대폰 출하량은 638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6% 쪼그라들었다.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38.9% 줄어든 데 이어 2월 들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3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1분기 중국의 휴대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5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코로나19 환자가 늘지 않으면서 그나마 회복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은 이제 시작이다. 유럽에선 5억1000만 명의 인구 대다수에 이동금지령이 내려졌다. 미국도 주별로 휴교령과 재택근무, 외출 자제 권고 등이 잇따르고 있다.

미시간대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의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이 내놓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예비치는 전달에 비해 5.1포인트 하락한 95.9에 그쳤다.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돈다. 지난해 10월(95.5) 이후 5개월 만의 최저치이자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시간대는 “앞으로 몇 개월간 소비심리가 계속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소비의 바로미터 격인 미국의 자동차 판매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가 작년보다 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에 -1~2% 정도로 예상했는데 대폭 낮춰잡았다. 하지만 월가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하면 미국시장에서 차 판매는 이보다 더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미국의 차 판매는 8.7% 증가했다.

유통도 마비되고 있다. 애플은 오는 27일까지 중화권 이외 지역의 모든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이 270개이며 전 세계적으로 460개 매장이 대상이다. 나이키는 서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지역 매장을 27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나이키 매장 수는 약 750개며 이 가운데 384개가 미국에 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실물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9조1700억달러(약 1경1169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상황별로 올해 세계 GDP가 2조3300억~9조17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지면 지난해 세계 GDP(88조달러)의 10%가량이 사라진다는 예측이다.

이는 기존 전염병 때의 경제 충격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 세계 경제가 본 손실을 각각 400억달러, 550억달러로 추산했다. 사스와 신종플루 때보다 비교해 충격이 200배 크다는 얘기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19가 팬데믹일 때 올해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0.1%)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0.2%)과 유로존(-0.1%)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BI는 코로나19가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 세계 성장률은 0.1%에 그치고 미국과 유로존, 일본 모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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