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모든 선택지 테이블에 있어"…보복 공격 감행 시사
"이라크 내 공격 단체에 집중"…이란과 또 긴장고조 징후

미국은 12일(현지시간) 이라크 군기지 피격으로 미군 2명과 영국군 1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고 보복 공격을 경고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이란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지난 1월 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았던 미국과 이란과 일촉즉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이라크 군기지 피격에 강경 대응 천명…배후로 이란 조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한 번에 한 단계씩 조처를 하겠지만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리 기지에 포격을 가해 미국인들을 죽이고 다치도록 한 채 도망갈 순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의 타지 군기지에서는 현지시간 11일 오후 18발의 로켓포 공격으로 인해 미군 2명과 영국군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4년 이슬람국가(IS) 사태가 본격화한 뒤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포격이 종종 벌어졌지만 단일 공격으로는 이날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며 보복 공격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격 주체가 "이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군 단체라고 언급하면서도 "대응이 뭔지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가 전했다.

케네스 메켄지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도 상원 청문회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과거에 이런 공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미, 이라크 군기지 피격에 강경 대응 천명…배후로 이란 조준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작년 12월 27일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한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 기지 공격을 감행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게 한 원인을 제공한 단체다.

당시 미국이 이 단체의 기지 5곳을 폭격해 25명이 사망하자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12월 31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했고, 올해 1월 3일 미국은 이란 군부 거물 가셈 솔레이마니를 폭사시키는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이란은 1월 8일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2곳을 향해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 대신 경제제재를 선택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은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이 배후에 있는 같은 단체가 또다시 공격을 감행해 미군 사망을 초래했다고 추정함에 따라 이란과 갈등이 다시 한번 고조될 수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반격에는 이란 내부 공격도 포함될 수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라크에서 이번 공격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하는 단체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해 일단 공격 주체에 대한 보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에스퍼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임박한 보복 공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