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언론이 만들어낸 환상"…경제장관 "성장률 1%P까지 낮아질 가능성"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위기를 둘러싸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이를 언론 탓으로 돌렸다.

지난해 초 집권 이후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는 언론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게지스 장관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올 충격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전날 밤 이루어진 정부 각료와 의회 지도부 회동에서는 "코로나19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경제장관 코로나19 위기 둘러싸고 엇박자
앞서 게지스 장관은 지난 5일 상파울루주산업연맹(Fiesp) 행사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최소 0.1%포인트∼최대 0.5%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더 비관적 전망으로 기운 셈이다.

브라질 경제부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활동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낮게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번 주 초에 발표한 주례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99%로 나왔다.

중앙은행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브라질 경제는 2015년 -3.5%, 2016년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졌다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3%씩 성장했고 지난해 성장률은 1.1%를 기록했다.

침체 이후 3년 연속 성장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게지스 장관에게 올해 2%대 성장 달성을 강력하게 주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게지스 장관이 6∼7월께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