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EU 정상회의 상임의장 공동 성명…"EU, 강력한 조치 취하고 있다" 반박도
EU, 트럼프 '유럽발 입국 금지'에 "일방적 조치" 비판(종합)
유럽연합(EU)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유럽 국가에 대해 한시적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 "일방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 샤를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EU는 여행 금지를 부과한 미국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협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는 세계적인 위기로, 어떠한 대륙에 국한되지 않으며 일방적인 조치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EU는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유럽의 경우 13일부터 30일간 미국으로의 여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입국 금지에 해당하는 조치로,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에 적용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EU는 미국처럼 과감한 조처를 하거나 중국 등으로부터 여행을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상당수 집단발병지(클러스터)가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공동 성명 발표에 앞서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행 금지에 따라, 우리는 오늘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며 "경제적 차질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감염자 수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확진자 수 1만 명을 넘긴 이탈리아에서는 전날 하루만 신규 확진자가 2천 명 이상 늘었으며, 프랑스·스페인·독일 등에서도 누적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