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계속해서 퍼지고 있지만 단시일 내 잡기는 힘들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년은 더 유행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인구 절반인 1억5000여만 명, 독일에선 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최악의 상황이 아니며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의 발언은 하원 청문회에서 의원들과 문답하는 과정에 나왔다. 파우치 소장은 “다음달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치사율(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일반 독감의 열 배를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미국에서 0.1%(34만 명)가 사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라이언 모나한 미 의회·대법원 주치의는 상원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미국 내 감염자가 7000만 명에서 최대 1억50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민주당과 공화당 실무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달 24일 미 언론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가능성 있는 결론은 코로나19가 궁극적으로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1년 내 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립시치 교수는 지난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날씨와 관계없이 사람에게 쉽게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가 동일한 성향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메시지로 “전문가들은 인구의 60∼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현재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며 “보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확산 속도를 늦추고 정부의 각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의 ‘60∼70% 감염 가능성’ 발언에 대해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