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관광등 서비스 부문 감원 개시…보잉 신규채용 중단 방침
호황 누리던 미국, 코로나발 '감원한파' 조짐
최장기 호황을 누려온 미국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감원 한파가 서서히 불어닥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선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에서 고용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수출입 물류, 관광 등 관련 서비스 부문에서는 이미 일부 기업이 감원을 개시했다.

예컨대 로스앤젤레스 항에선 중국발 화물이 급감한 영향으로 일거리가 줄자 트럭 운전자 145명이 정리해고됐다.

무대조명 업체 크리스티 라이츠는 지난주 직원 500명 중 100명 이상을 퇴직시켰고 150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

북미의 대형 콘텐츠 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행사가 취소되자 5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시애틀의 한 호텔은 부서 하나를 통째로 폐지했다.

또 애틀랜타,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는 관광 수요 감소로 여행사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중국 비자 발급 대행업체에 근무하다 이달 9일 동료 20명과 함께 해고 통지서를 받은 샘 크레이턴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의 한 여행사에서 일하다 역시 9일 해고된 알렉스 브라운은 "어떤 업체가 장기 채용을 하려 하겠느냐"면서 "모두가 감원하고 있다"고 재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호황 누리던 미국, 코로나발 '감원한파' 조짐
737 맥스 시리즈의 결함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맞게 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신규채용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시간외 근무 제한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리해고나 신규채용 중단을 결정하는 미국 기업의 수가 앞으로 몇 주간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인·구직 웹사이트 '집리크루터'(ZipRecruiter) 소속 노동 경제학자 줄리아 폴락은 "코로나19는 일자리에 명백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레저·접객업에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젊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회 초년생과 계약직 근로자가 정리해고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감원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