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매출 70% 줄어들 것
9·11 테러 때보다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탑승객이 급감하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생사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2001년 세계 항로를 얼어붙게 했던 9·11 테러 당시보다 심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항공편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 편에 이른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2개월간 세계 상위 20개 항공사의 시가총액이 3분의 1가량인 700억달러(약 83조원)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 3대 항공사인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부터 일제히 노선 감축에 들어갔다. 델타항공은 국제선을 25%, 국내선은 10~15% 축소했다. 델타항공은 신규 고용을 동결하는 한편 기존 직원들에게도 무급 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일부 항공기의 조기 퇴역도 검토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도 태평양 노선을 56% 줄이는 것을 포함해 여름 성수기 국제선 운항을 기존보다 10% 축소하기로 했다. 국내선 운항도 7.5% 줄이기로 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4월 한 달간 국제선 20%, 미국 국내선과 캐나다 노선을 10% 줄인다.

미국 3대 항공사가 노선 조정에 나서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미국 3대 항공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존에 내놨던 올해 실적 전망을 모두 철회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1분기(1~3월) 순손실을 내고 4~5월 매출도 최대 7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경영진의 급여 반납이나 삭감도 이어지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오스카 므노즈 최고경영자(CEO)와 스콧 커비 사장은 오는 6월 말까지 기본급을 받지 않을 방침이다. 세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로 꼽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개리 켈리 CEO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급여를 10%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켈리 CEO는 “코로나19가 9·11 테러 이후 직면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5일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130억달러(약 134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