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감염률 낮다" 전방위 여론전
올림픽 취소 막기 위해 안간힘

해외언론 "검사 건수 적은 탓
숨겨진 감염자 있을 것" 의심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일본에선 폭발적인 감염 확대는 진행되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전방위 홍보에 나섰다.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이 취소 및 연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전날 도쿄 주재 주요국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본의 감염 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日 "괜찮다" 강변하지만…CNN "실제 감염자 1만명 달할 수도"

16개 국가·지역·국제기관의 126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일본 후생노동성과 외무성 관계자들은 크루즈선 감염자를 제외하면 10일 현재 1만 명당 감염자 수는 일본이 0.04명으로 이탈리아(1.52명), 한국(1.45명), 이란(0.92명) 등에 비해 크게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기구와 해외 언론을 대상으로 한 여론전도 강화하고 있다. 콘스탄스 테드로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국장이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일본 정부는 즉각 “다른 나라들과 일본을 동렬로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일본은 WHO의 우려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일본은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도쿄올림픽 개최가 의심스럽다”는 기고문이 게재되자 일본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반론 기고가 실리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대외 홍보 행보에 나선 것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관련한 미숙한 대처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대외적인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오는 사람들에 대한 입국금지 및 입국 후 격리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감안됐다.

그러나 “일본은 괜찮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해외에서 설득력이 약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 해외 언론은 “왜 일본에서만 감염자 수가 늘지 않느냐” “숨겨진 감염자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CNN은 “일본의 코로나19 실제 환자 수가 공식 통계의 10배 수준인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감염자 수가 적은 것이 저조한 검사실적 때문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까지 일본에서 시행된 코로나19 감염 검사 건수는 7200여 건으로 한국(18만1384건), 이탈리아(4만2062건) 등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검사를 받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쓰러진 채 발견되거나 네 곳의 의료기관을 거쳐 여덟 번 만에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우려하는 도쿄올림픽 취소 내지 연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다카하시 하루유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사는 “올여름 열 수 없다면 1~2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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