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도 합류할 수 있어…난민 문제 논의할 것"
"터키·EU 대표단이 다음 EU 정상회의까지 새 로드맵 마련"
"당분간 유럽 국경 막지 않을 것…그리스가 국경 열고 난민 받아야"
에르도안 "마크롱·메르켈과 17일 이스탄불서 만날 것"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오는 17일 이스탄불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난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지도부와 회담한 후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터키 언론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 주 화요일(17일) 마크롱 대통령, 앙겔라 총리와 이스탄불에서 만날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회담에 참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를 만나고 시리아 내전과 난민 수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지원을 요구했으나, EU는 그리스 국경에 몰려든 난민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맞섰다.

앞서 시리아 난민 360만 명을 포함해 약 400만 명의 난민을 수용 중인 터키는 지난달 27일부터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EU 회원국이자 터키와 국경을 맞댄 그리스 국경으로 수만 명의 난민이 몰려들어 그리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분간 유럽으로 가는 국경은 닫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는 국경을 열고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마크롱·메르켈과 17일 이스탄불서 만날 것"
그는 전날 EU 지도부와의 회담에서 터키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터키의 EU 가입 협상 가속, EU가 약속한 60억 유로(약 8조원)의 신속 지원 및 추가 자금 지원, 터키와 EU 간 관세 부과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5∼2016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몰려들자 EU는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터키와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EU는 터키가 이주민의 유럽행을 차단하는 대가로 총 60억 유로(약 8조원)를 터키에 지원하고 터키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시행하는 한편, 터키의 EU 가입 협상도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터키인의 EU 무비자 입국은 시행되지 않았고, 터키의 EU 가입 협상은 사실상 좌초한 상황이다.

아울러 터키는 EU가 약속한 60억 유로 가운데 절반도 이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EU는 보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난민 위기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는 우리보다 EU에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EU는 난민협정 이행에 속도를 내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며 "협정 이행에 속도를 내기 위한 공동 노력과 함께 로드맵 작성을 위한 팀이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 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가 이 과정을 맡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3월 26일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마크롱·메르켈과 17일 이스탄불서 만날 것"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도입한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과 관련해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완화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에게 S-400 미사일을 가동하지 않겠다고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이 S-400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구매와 관련해 "만일 미국이 판매할 준비가 된다면 우리는 패트리엇도 구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터키는 미국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전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터키의 기술 이전 요구에 난색을 보이며 판매를 거부했다.

그러자 터키는 러시아에서 S-400 미사일을 도입했으며,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군사기밀이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미국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100대를 구매하기로 한 터키가 S-400을 도입하면 F-35의 첨단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터키에 F-35 판매를 금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시리아 북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 유전지대의 공동 관리 문제를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시리아 북동부 유전 지대의 공동 관리를 제안했다"며 "러시아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면 우리가 석유 시설을 건설할 수 있고, 이곳에서 난 수익으로 시리아 재건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이 제안을 평가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같은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