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증언…"오염·비오염 구역 구분 안 됐다"
"2인1실 승무원 많아…증상 있어도 제대로 격리 못 해"
"日크루즈선 승무원 선내서 진료 잘 못 받아…고열에도 방치"
일본 정박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수백명 확인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의 방역 대책이 엉망이었다는 승무원의 증언이 나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하고 있다가 지난달 하순 하선한 일본인 승무원은 9일 보도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내에서 승무원의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승무원 약 1천명 중 반 이상이 2인 1실로 생활했고 증상이 있는 자는 격리하라는 방침이 있었으나 방이 부족해 그런 방침이 철저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이 승무원은 말했다.

그는 2월 14일 무렵까지 승무원 대부분이 진료를 받지 못했고 고열이 나도 수일간 방치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승무원은 승객을 객실에 격리한 2월 5일 이후에도 "승무원의 행동은 제한되지 않았으며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인 승객과 접촉했다.

마스크 착용 외의 감염 방지책은 승무원에게 맡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승객이 의무실을 방문할 때나 감염자가 하선할 때 유도하는 업무 등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 승무원은 "정부로부터 상세한 지도가 없는 채로 감염자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이나 개별 방에 들어갈지 말지를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내 대부분의 장소에서 오염된 구역과 안전한 구역이 구별되지 않았으며 감염된 승객이 사용한 통로를 승무원이나 다른 승객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식당 입구에 '청결 루트(경로)', '불결 루트'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었으나 안으로 들어가면 결국 연결돼 있었다고 승무원은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를 투입해 선내 방역을 개선했다는 일본 정부의 설명에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이 승무원은 선내에 투입된 검역관 사이에 인수인계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열이 나는 사람에 대응하거나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것이 늦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내 방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재해파견 의료팀(DMAT)의 일원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던 이와타 겐타로(岩田健太郞) 고베(神戶)대학병원 감염증 내과 교수는 선내 방역 조치가 "비참한 상태"라고 지난달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객실 격리를 시작한 후에는 선내 추가 감염이 없었다고 전제하고 하선한 이들을 더는 격리하지 않았으나 배에서 내린 탑승자가 감염자로 확인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