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이 12억달러(약 1조43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겠다며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이번 발표는 채무 만기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9일 만기가 도래하는 12억달러어치 유로본드 상환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디아브 총리는 “현재 레바논의 외환보유액이 위험할 정도로 적다”며 “국민이 은행에서 예금도 못 찾을 판이라 외국에 빚을 갚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디아브 총리는 “레바논의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 수준인 900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한다”며 “나랏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했다.

레바논은 일단 유로본드 상환을 미루고 해외 채권자들과 부채 관련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모라토리엄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가는 수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은 올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유로본드가 세 건 있다. 4월엔 7억달러(약 8400억원), 6월엔 6억달러(약 710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