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차기 사무총장에 다렌 탕 싱가포르 특허청장이 내정됐다. 미국과 중국간 주도권 다툼 끝에 미국이 밀던 후보가 이겼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WIPO에 따르면 탕 후보는 이날 열린 조정위원회 2차 투표에서 55표를 얻어 새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중국 출신으로 현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왕빈잉 후보는 28표를 얻는데 그쳤다. 앞서 1차투표에선 후보 6명이 출마했으나 두 후보만 2차투표에 올랐다.

탕 청장은 오는 5월 특별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거친다. 승인을 받으면 9월부터 6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선거를 놓고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이 거셌다. 중국은 WIPO 내 개발도상국 지원을 약속해 개도국의 왕 후보 지지를 이끌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로 악명 높은 중국이 WIPO의 수장 자리까지 장악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이 공식적으로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왕 후보가 당선될 경우 UN 산하 전문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미국(4명)이 중국에 한 명 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WIPO는 국제 지식재산권 관련 26개 국제 조항을 관장하는 유엔 산하 기구다. 국제 특허 출원 수수료 등으로 자체 수익을 낸다. 최근 지식재산권 문제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선진국 그룹은 WIPO 사무총장 자리 사수에 집중해왔다. 프랜시스 거리 현 사무총장은 호주 출신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