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확진자 대비 완치자 비율 '세계 최고'…완치 후 양성반응 속출
"검사 정확도 높이고, 완치·퇴원 기준 엄격하게 해야"
중국서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사망…완치 기준 '느슨' 비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가 이후 검사에서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이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완치 판정과 퇴원 기준을 엄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 사는 리량(36) 씨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지난달 12일 경증 환자를 수용하는 임시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2주 후 리 씨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으며, 14일 동안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하지만 퇴원 이틀 후부터 리 씨는 몸이 계속 불편해 이달 2일 다시 입원했다.

같은 날 리 씨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우한시 보건 당국은 리 씨의 사인을 코로나19로 꼽았고, 호흡기 부전과 폐색 등이 리 씨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일에는 중국 톈진(天津)에서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 2명이 일주일 만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다시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퇴원 후 2주일 후에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광둥(廣東)성에서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의 14%가 여전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사례는 장쑤(江蘇)성, 쓰촨(四川)성 등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완치 판정 후 다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부정확한 검사와 느슨한 완치 및 퇴원 기준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날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만409명이지만, 완치 후 퇴원자가 무려 5만2천45명에 달해 그 비율이 64.7%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766명이지만, 완치자는 88명으로 1.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확진자 대비 완치자 비율이다.

홍콩대 진둥옌 교수는 중국에서 완치 후 양성 반응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이는 코로나19에 다시 감염됐다기보다는 당초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진단 키트의 품질 문제 등이 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서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사망…완치 기준 '느슨' 비판
현재 중국 당국은 ▲사흘 동안 발열 증상 부재 ▲호흡기 곤란 부재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병변(病變) 부재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두 차례 양성 판정 등을 완치 판정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은 수차례 제기됐으며, 우한 등에서는 병실이 부족해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입원 환자를 서둘러 내보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사실상 코로나19 감염이 지속되는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한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한 환자가 집으로 돌아온 후 8일 뒤에 그 가족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중국 내 모범 사례로 꼽히는 상하이에서는 중국 보건 당국의 기준에 더해 자체적인 추가 검사를 한 후 완치 판정을 내리고 있다.

상하이의 보건 전문가 장원훙은 "상하이에서는 지금껏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며 "항체 검사 등 새로운 검사법을 추가 도입하면 이러한 코로나19 재발 사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인민병원의 호흡기 전문의 장잔은 "정부의 퇴원 기준에 부합하는 44명의 환자 중 26명이 추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퇴원을 위해 필요한 PCR 검사를 기존의 두 차례가 아닌, 세 차례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