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이러스 확산 배경 조명…"31번 환자 이후 급속 전파"
이탈리아 언론 "코로나19 준비 잘된 한국, 신천지로 상황 돌변"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감염국인 이탈리아 언론도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는 한국 상황을 언급하며 비밀 종교집단 '신천지'를 주목하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지 라스탐파는 4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실은 '한국을 감염시킨 종교집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배경에 신천지가 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우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을 경험한 한국이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에 준비가 잘 된 국가였다고 평가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자 중국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했다.

입국 시 보건당국와 연결된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게 하는가 하면 CCTV를 활용해 동선을 체크하고, 신용카드 사용 내역까지 추적했다.

이탈리아 언론 "코로나19 준비 잘된 한국, 신천지로 상황 돌변"
감염자 리스트와 같은 모든 관련 정보가 인터넷으로 투명하게 공개되고 누구나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가 속옷 가게에 들렀다는 것은 물론 영화관에서 앉았던 좌석 번호까지 파악될 정도였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초기 30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이 가운데 10명이 완쾌돼 귀가하는 등 상황은 통제 범위 안에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러스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국 정부 역시 바이러스 극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31번 환자가 출현하면서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사태에 신천지라는 변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신문은 이를 기점으로 한국에서의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면서 한국의 전체 감염자 가운데 60%가 신천지 소속이라는 통계도 제시했다.

전 세계 29개국, 24만명의 신도를 가진 신천지의 은밀한 속성도 짚었다.

신문은 "신천지 신도들에게 코로나19는 약으로 치료되어선 안 되는 죄악"이었다면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발열 증상이 있는 열성 신도들이 가득한 교회에서 예배가 진행됐고 신도들끼리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천지의 비밀주의를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한 배경으로 분석했다.

신도들은 가족들에게조차 본인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고 신천지는 신도들에 대한 방역당국의 추적이 개시된 이후에도 명단을 철저히 감췄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