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는 필요한 지원 약속…터키 고위급과 시리아·난민 문제 논의
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긴급 회동 예정
EU 지도부, 난민사태 재현 우려에 그리스·터키로
터키가 그리스와 접한 국경을 개방하면서 유럽에서 또 한 번의 난민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유럽연합(EU) 지도부가 3일(현지시간)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그리스와 터키로 향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회원국 정상의 회의체인 EU 정상회의 샤를 미셸 신임 상임의장,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터키와 접한 그리스 국경 지대를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봤다.

이 자리에는 앞서 EU에 강력한 지원을 촉구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함께 했으며, EU 지도부는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와 야네즈 레나르치치 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도 이날부터 4일까지 터키 수도 앙카라를 찾는다.

이들은 터키 고위 인사들을 만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州)의 상황과 현지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 문제, 터키 내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레나르치치 집행위원은 터키 남동부의 난민 시설도 찾을 예정이다.

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오는 5일과 6일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만나 시리아 이들립과 그리스 국경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U 회원국인 그리스·불가리아와 국경을 맞댄 터키는 내전 중인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의 주요 경유지로 이용되고 있다.

EU는 지난 2016년 난민들이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터키에 시리아 난민 지원금 60억 유로(약 7조7천억원)를 비롯한 보상책을 제공하고 터키는 이주민의 유럽 유입을 막는 데 협조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EU 지도부, 난민사태 재현 우려에 그리스·터키로
그러나 시리아 내전이 격화해 자국에 몰려드는 피란민을 더는 감당할 수 없으며, EU가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하던 터키는 결국 최근 자국에 유입된 이주민의 유럽행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인접국이자 EU 회원국인 그리스 국경에 1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리고 이들이 월경을 시도하면서 EU 내에서는 다시 한번 난민 위기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터키가 국경을 연 데에는 '난민 카드'로 유럽을 압박해 시리아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EU 각국의 외부 국경 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은 이날 터키와 접한 그리스 국경 상황을 다루는 데 있어 그리스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론텍스 이사회는 그리스 국경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과 장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