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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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3일(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특별회의를 열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00~1.25%로 낮아졌다.

당초 Fed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미국 CNB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깜짝 조치”라고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같은 긴급 조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선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투자가 줄고 증시가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이 닥친 지난 5주간 미 주식시장에선 시가총액 2조3878억 달러(약 2848조6500억원)가 증발했다.

이번 금리 인하 폭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상적인 금리조정폭 0.25%포인트를 웃돈다. Fed는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위험 속에서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지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한다”며 “앞으로도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한 수단과 조치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ed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2~3일 이틀에 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날 주요 7개국(G7)은 코로나19 관련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열었으나 재정 정책 등 구체적인 대응안은 발표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캐나다, 영국, 인도, 유로존 등 주요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WSJ은 “유럽과 일본은 이미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라 자국 경제 성장을 촉진할 도구가 적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는 세계 경제 성장에도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선한결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