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시 벌금·강제추방"…코로나19 방역 강화
대한항공, 3·4월 모스크바~인천 노선 등 폐쇄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모스크바~인천 구간 항공편을 운영하는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F 터미널을 이용해 입국하는 한국발 모든 승객(러시아 국민 포함)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명령서를 발부하고 있다.

승객들은 이 명령서에 서명해야만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은 "러시아 보건검역당국이 코로나19의 러시아 유입 방지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이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코로나19 감염자 다발 국가에서 출발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F 터미널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에 대해 강화된 입국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14일간 의무적 자가 격리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가 격리 명령 위반 시 러시아 관계 법령에 따라 벌금을 물거나 강제추방되는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입국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러시아 당국은 공항 입국 심사 절차도 크게 강화했다.

검역관이 여객기에 올라와 열상카메라(원격감지기)로 모든 승객의 체온을 측정해 37도 이상 승객은 곧바로 격리 조치한다.

다른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임시 검역시설로 이동한 뒤 코와 입 검체 채취, 여권·탑승권 사진 촬영, 승객 본인 사진 촬영, 검역설문지 작성, 2주간 자가격리 명령서 서명 등의 절차를 거친 뒤에야 입국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달 말 한국과의 항공편 운항 통로를 검역 시설이 갖춰진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 F 터미널로 한정하고, 운항 항공사도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와 '대한항공'으로만 제한하는 조처를 했다.

극동·시베리아 지역으로 운항하던 러시아와 한국 항공사들의 취항은 중지했다.

러시아, 한국발 입국자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종합)
러시아 정부는 이어 한국민을 포함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외국인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셰레메티예보 공항 F 터미널을 통한 입국만 허용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극동, 시베리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입국은 금지했다.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다발 국가인 한국과 이란 등에 추가로 취한 조치였다.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입국 제한 조치에 이어 2주간 의무적 자가격리라는 방역 강화 조치도 취함으로써 사실상 러-한 양국 간 통행을 금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의 입국·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대한항공은 러시아 노선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 측의 운항 제한 조치 이후에도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유지해온 대한항공은 3월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약 2개월간 해당 노선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모스크바 지점은 "러시아 측의 입국 제한, 방역 조치 강화 등으로 어차피 비행기를 띄워도 승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모스크바~인천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할 계획"이라면서 "3, 4월 기간에 모스크바~인천 노선 항공권을 예약한 승객들에겐 코드셰어(편명공유)를 통해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으로 연계해 주거나, 원할 경우 전액 환불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당초 3, 4월에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주 3회 정도 운항할 계획이었다.

대한항공은 또 러시아 당국의 앞선 조치로 운항 자체가 금지된 블라디보스토크~인천 노선과 함께 옛 소련권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인천 노선도 4월 25일까지 운항을 중단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한국발 입국자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