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 지명자, 의회 내각승인 지연에 한달만에 사의

이라크의 무함마드 타우피크 알라위 총리 지명자가 1일(현지시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라위 지명자가 의회에 신임 내각 명단을 제출한 뒤 세 차례나 승인 투표 시한을 연장했음에도 결국 의회가 표결하지 않자 지명 한 달 만에 사의를 표했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신임 총리 지명자는 지명 한 달 안에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는 이 시한 만료일인 1일까지 의회가 내각 승인을 표결하지 않고 미루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알라위 지명자는 "의회 정파들이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이루려는 데 관심이 없다"라며 "그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는 데 장애물을 놓기만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정파의 요구에 양보했다면 지금 총리가 됐겠지만, 이 나라가 불확실한 위기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라며 "(정파들과) 협상이 여러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라고 털어놨다.

대선거구제의 총선으로 구성되는 이라크 의회는 어느 한 정파가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여러 정파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손을 잡아 최다 의석을 확보한 뒤 의원 내각제의 정부 수반인 총리를 지명한다.

이런 정부 구성 체계 때문에 이라크 내각은 연정에 참여한 여러 정파의 '지분 나눠 먹기'식으로 진용이 짜이는 게 일반적이다.

또 종파간(시아·수니), 종족(아랍· 쿠르드·소수민족) 간 안배도 고려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1일부터 이어진 반정부·반부패 시위에서 이런 기득권의 지배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졌고 기존 정파나 미국, 이란과 무관한 새로운 인물로 차기 정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알라위 총리 지명자 역시 기존 정치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반정부 시위대에서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다.

자신을 거부하는 시위대에 대해 알라위 지명자는 지난달 1일 지명 직후 "각 정파가 장관 후보자를 나에게 들이민다면 총리직을 사퇴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알라위 지명자가 사의를 밝힌 데는 이런 의회의 내부 알력과 간섭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는 지난달 신임 내각 명단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기존 정파와 무관한 '독립 내각'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의회의 주요 정파가 자신의 뜻을 반영하도록 내각 명단을 수정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일 "일부 정파가 (대의가 아닌) 순전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기려고 협상했다"라고 지적했다.

의회의 추천을 받아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 권리가 있는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앞으로 15일 이내에 새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이라크는 지난해 12월 1일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로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가 사임한 뒤 석 달 간 총리를 정하지 못하는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총리 지명자, 의회 내각승인 지연에 한달만에 사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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