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바이든이 이라크戰 찬성"·바이든 "당 내부서도 샌더스 논란"
'피의 일요일' 행사서 블룸버그 '찬밥'…캘리포니아·텍사스 여론조사 샌더스 우위
'슈퍼 화요일을 선점하라'…미 민주 샌더스-바이든 신경전 격화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경선 주자들이 대선후보의 윤곽을 사실상 가리는 '슈퍼 화요일'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경선이 열리는 주를 찾아 경쟁자들을 맹공격하며 표심 구애에 나섰다.

특히 전날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초반 부진을 씻고 압도적인 1위에 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독주체제를 위협하면서 두 사람 간 신경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유세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이라크 전쟁 승인에 찬성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세를 퍼부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엄청난 사망자를 내고, 수조 달러를 쏟아부은 그 끝없는 전쟁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며 "바이든이 이라크전에 찬성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끔찍한 무역협정"에 찬성했다고 비난했다.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에 대한 네거티브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말하려는 것은 어떤 캠프가 트럼프를 패배시킬 것인지를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보장을 줄이고 재난적인 무역협정을 지지한 후보에 대한 광고를 TV에 내보내면 우리는 그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도 "우리보다 강력한 풀뿌리 운동을 가진 캠프는 없다"면서 "그것이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방법"이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슈퍼 화요일을 선점하라'…미 민주 샌더스-바이든 신경전 격화
이에 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 의원에 대응한 온건 대항마로써 자신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NBC 방송 인터뷰에서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조차도 많은 이슈에 대한 샌더스의 입장은 논란이 매우 많다"며 샌더스 의원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날 앨라배마주 셀마의 교회에서 열린 '피의 일요일' 추모 예배에 나란히 참석했다.

1965년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 등 인권 운동가들이 집회 도중 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관 총에 숨진 사건을 항의하기 위해 행진에 나섰지만 '피의 일요일'이라 불리는 유혈진압으로 뜻을 못 이뤘다.

하지만 이 사건은 흑인의 투표권 획득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날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확연히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고 NYT가 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맨 앞줄에 앉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단상 위에 자리 잡아 좀 더 예우를 받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 옆에는 바이든을 지지했던 테리 스웰 앨라배마주 하원의원이, 그 가까이에는 2018년 조지아 주지사 후보였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와 흑인 인권지도자인 알 샤프턴 목사가 각각 앉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말할 때 많은 이들이 일어나 등을 돌렸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가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하는 말을 하는 내내 끊임없는 지지를 받았다.

'슈퍼 화요일을 선점하라'…미 민주 샌더스-바이든 신경전 격화
결전을 앞둔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선거자금 모금 레이스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앞서간 것으로 나타났다.

샌더스 캠프는 지난달 4천650만 달러(약 558억원)를 모금했다고 밝혔고, 바이든 캠프는 지난 2월 한 달간 1천800만 달러(약 216억원)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바이든 측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 직후에만 하룻밤에 500만 달러(약 60억원)이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할당되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아직까지 민심은 샌더스 의원에게 기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여론조사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압승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전에 실시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포크대와 USA투데이가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이 35%로 1위를 달렸다.

블룸버그 전 시장(16%), 바이든 전 부통령(14%),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2%) 등이 뒤따랐다.

NBC 뉴스와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텍사스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34%)·바이든(19%)·블룸버그(15%)·워런(10%) 순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