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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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오바마'로 불리며 미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인디애나주 시장이 1일(현지시간) 중도하차했다. 민주당 '중원 싸움'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부티지지는 이날 사우스벤드에서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오늘밤 대통령직을 향한 선거운동을 그만두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목표는 언제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기 위해 미국인들이 단결하도록 돕는 것이었다”며 “현 시점에서 이런 목표에 대한 신념을 지킬 최선의 방안은 민주당과 미국의 단결을 돕기 위해 비켜서는 것이란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부티지지는 지난달 3일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1위에 오른데 이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아성인 뉴햄프셔에서도 샌더스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2월22일 치러진 네바다주 경선에서 3위로 처진데 이어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선 4위로 밀리며 힘을 잃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선 포기'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저조한 성적이 직접적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부티지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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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는 바이든, 샌더스, 블룸버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70대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는 민주당 경선구도에서 30대 젊은피(38)인데다, 뛰어난 연설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하버드대,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수재로 아프가니스탄전에도 참전한 그는 한국으로 치면 이른바 '엄친아'였다. 커밍아웃한 게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배경였다.

하지만 백인 비중이 90%를 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와 달리 히스패닉 비중이 높은 네바다, 흑인 비중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지지층 확대에 한계를 드러냈다. 전국 지지율도 샌더스, 바이든, 블룸버그에 밀려 4~5위권을 맴돌았다. 부티지지가 경선 포기를 선택한 배경이다.

중도 성향 부티지지의 하차로 민주당 중원 싸움은 바이든과 블룸버그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승부처는 14개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3월3일 슈퍼화요일이다.

경선 초반 추락했던 바이든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블룸버그는 슈퍼화요일부터 경선에 뛰어든다. 부티지지의 하차로 중도 후보간 표 분산이 덜해지면서, 진보 진영의 샌더스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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