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부통령 회견 이어 트럼프 트윗…보건장관 등 고위 보건 당국자들 방송 출연
입국검사 강화·진단키트·백신 개발 등 강조하며 불안감 차단 주력
"더 많은 사례 나타날 것…지역사회 전파 늘지만, 대처가 중요"
미 정부, 코로나19 첫 사망 후 '추가 발생' 경고하며 대응 강조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첫 사망자가 나온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 조치를 한층 강화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처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미 정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첫 사망자가 생기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대응 수위를 높이며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윗으로 코로나19 고위험 국가·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 출국 시에 더해 미 입국 후에도 의료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전날 회견에서 한국의 대구와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높인다고 발표하며 이들 국가에서 오는 개인의 의료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과 맞물린다.

이날도 펜스 부통령과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 등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여러 방송에 나와 진단 검사 키트와 마스크 보급 확대, 백신 개발 상황을 설명하며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 방지 노력을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주말 동안 1만5천개 이상의 키트가 출시됐고 5만개 이상을 더 배포하기 위해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한 달에 3천500만개의 호흡기용 마스크를 추가 생산하기 위한 계약을 3M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는 백신 임상 시험이 6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코로나19 첫 사망 후 '추가 발생' 경고하며 대응 강조
에이자 장관은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억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더 많은 (발병)사례가 나타날 것"이라며 "질병이 궁극적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할지는 알 수 없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다만 "평균적인 미국인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그는 ABC '디스 위크' 인터뷰에선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3천600명 이상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진단 키트 7만5천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몇 주 안에 그 수를 급격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와 인터뷰에서 감염 경로를 직접 추적할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를 통한 확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이는 전 세계에서 감염이 확산할 때 예견된 일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발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을 막고, 전역에서 확산하는 불안감을 불식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입장에선 민주당이 코로나19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대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경선 주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고 다른 나라와 협력에 소홀하다고 비판해왔다.

한편 폭스뉴스 인터뷰 진행자가 펜스 부통령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차에 탄 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은 집에서 검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미국은 그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며 비교하기도 했다.

CNN 진행자도 펜스 부통령에게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9만명 이상의 시민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었지만 미국은 진단 키트 부족으로 약 500명가량만 테스트했다며 한국 상황과 비교해 지적했다.

AP통신은 "미 관리들은 새로운 미국 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