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네타냐후-중도 간츠 '총리' 놓고 접전 양상…연정협상 진통 겪을 듯
코로나19 우려로 투표율 낮아질 수도

이스라엘에서 2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뽑는 총선이 실시된다.

이스라엘 총선은 유권자들이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하는 정당 명부에 투표한 뒤 전체 의석을 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득표율이 3.25%를 넘어야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총선 후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총리 후보가 다른 정당들과 과반 의석(61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에 오른다.

이번 총선에는 29개 정당이 후보를 내세웠고 유권자는 약 650만명이다.

이스라엘 의원의 임기는 4년인데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1년 사이 세 번째로 치러지는 총선이다.

작년 4월과 9월 총선 이후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와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인 베니 간츠(60) 모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연정 협상 실패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서 오늘 총선…사상 처음 1년새 세번째 총선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쿠드당이 35석으로 최다 의석을 얻고 청백당은 2석 뒤진 33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의 의석은 모두 58석으로 과반 의석에 3석 모자라고 청백당과 중도좌파 진영은 56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나 간츠 대표가 또다시 연정을 꾸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선에서 약 14석으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강경책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나 간츠 대표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립을 지켰던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연정 합류에 부정적이다.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있지만 간츠 대표는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는 손잡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서 오늘 총선…사상 처음 1년새 세번째 총선
5선을 노리는 보수 강경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11개월을 넘어 이스라엘 역대 총리 가운데 가장 길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올라 이스라엘 정부를 10년 넘게 이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팔레스타인의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보수층 지지자들의 결집을 시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인 간츠 대표는 2011∼2015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군인 출신이다.

간츠 대표는 2018년 말 정치권에 입문한 뒤 참신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 등 안보 문제에서 강경하지만 실용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스라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총선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 발생했고 1천여명이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유권자들의 선가 참여율이 높은 편인데 작년 9월 총선 투표율은 69.8%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