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과학계, 어디서 왔는지 규명못해…세계언론, 미 독감과 관계에 의문"
"중국 통제 실패 비난은 혐오 행위"…'사스 영웅' 중난산도 "중국 아닐 수 있어"
"한국·일본 등 우한 비극보고 철저한 준비했지만 확산 못 막아"
"미국독감과 구분 안돼" 코로나19 발원지에 의문 제기하는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을 잇달아 제가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일 논평(論評)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걸쳐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가 패닉에 빠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한 분노에 '중국'이라는 딱지를 붙여 분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가 처음 중국에서 발생했을 때 과학계조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규명해 내지 못했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는 독감 감염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세계 언론도 코로나19와 미국 독감 사이에 상관관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같은 국가들은 우한의 비극을 목격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이 발원지일 수 있다는 논조를 폈다.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웅'이자 감염병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 역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중난산 원사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예전에는 중국만 고려하고 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현재 외국에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우한의 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몰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주장을 뒤집고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발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중 원사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고, 세계 곳곳에서 중국과 비슷하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독감과 구분 안돼" 코로나19 발원지에 의문 제기하는 중국
중국 매체들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중국에 대한 비난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초기에 우한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고, 이후 어떻게 하면 완벽한 방역 시스템을 만들지 반성해 왔다"고 항변했다.

신문은 "이제는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감염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중은 그들의 정부에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대신에 비난을 일삼고 있다"면서 "그들이 동아시아 특히 중국을 비난하는 심리적 해결책을 원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한 고위 관료는 중국 사회가 청결하지 못하고, 이탈리아인은 청결을 사랑한다는 혐오 발언을 했다"며 "또 일부 미국인은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 통제 실패를 비난하는 것은 혐오 행위"라며 "각국은 손을 잡고 감염병에 맞서 싸우고,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