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위축…경기부양책에도 시장 반응 냉담
인도 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 4.7%…6년 만에 최저
인도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인도중앙통계청(NSO)의 자료를 인용해 2019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4.7%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4.3%를 기록한 2013년 1분기 이후 6년 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016년 8%를 넘던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8년 이후 본격적인 하락 곡선을 그렸다.

2018년 4분기(5.6%)부터 5%대로 내려앉았고 이번에 4%대로 추락한 것이다.

직전인 2019년 3분기 성장률도 5.1%에 머물렀다.

인도는 매년 4월에 시작하는 회계연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 연간 경제성장률은 오는 3월 2019∼2020 회계연도가 끝난 뒤 발표된다.

인도 경제는 최근 몇 년간 소비 위축, 투자 감소, 제조업 경기 부진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실업률은 2017∼2018 회계연도 기준 6.1%로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이에 지난해 5월 재집권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금리 인하와 함께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말에는 총선 공약인 102조 루피(약 1천71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과 관련해 주요 프로젝트 내용을 공개하면서 시장 활력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했다.

지난 1일에는 2020∼2021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농업 분야에 2조8천300억루피(약 47조5천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 등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부패 척결 등을 위해 2016년 말 실시한 화폐개혁이나 2017년 주별로 달랐던 부가가치세를 전국적인 상품서비스세(GST)로 통합한 정책 여파가 여전히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증시가 폭락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됐다.

현지 매체는 모디 정부가 현재 2조7천억 달러(약 3천270조원) 수준인 인도 경제 규모를 2024년까지 5조 달러(약 6천50조원)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지금 같은 경제성장률로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