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이 조직 공중분해…체계적 관리감독 체제 부재로 대응 혼선 자초 지적
전문가집단 '딥스테이트'로 매도ㆍ홀대한 트럼프, 이들에 사태대응 의존 '역설'
백악관 보건안보조직 해체, 코로나19사태로 트럼프에 부메랑?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부심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백악관 내 세계보건 안보팀이 해체된 일이 새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맞아 지난달 말 대통령 직속 태스크포스(TF)를 설치, 부랴부랴 나섰지만 상설 콘트롤타워 부재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조직 해체를 통한 체계적 관리 부재로 주먹구구식 대응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워싱턴 내 주류 세력을 '딥 스테이트(Deep State)'로 매도하며 관료와 전문가 집단을 폄훼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전문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코로나 전문가들을 빨리 데리고 올 수 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짚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세계보건 안보팀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해까지 유지되다가 2018년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들어온 뒤 해체됐다.

이로 인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말라리아 퇴치 업무를 이끌었던 티모시 지머 해군 소장이 갑작스레 떠나게 됐다는 것이다.

지머는 현재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에서 민주주의ㆍ분쟁ㆍ인도적 지원 문제를 맡고 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에볼라 사태 당시 관련 대응을 강화하라는 안팎의 압박에 따라 론 클레인을 '에볼라 차르'로 임명한 바 있다.

러시아 황제라는 뜻을 지닌 '차르'는 백악관 직속으로 특정 분야 업무를 총괄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감독관을 일컫는 직함으로 쓰여 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에볼라 차르'직 신설과 함께 상시로 유행병 대비 업무를 관장할 특별 국가안보회의(NSC) 조직인 세계보건 안보팀을 만들었는데, 볼턴 전 보좌관이 백악관에 들어온 뒤 이 조직이 공중분해 됐다는 것이다.

전직 백악관 당국자는 WP에 세계보건 안보팀 해체와 관련, "이는 분명한 손실"이라며 "그로 인해 우리는 지금 곤경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치명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은 백악관 당국자가 팀 해체로 거의 2년 전 떠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래 전염병 확산 예방 및 완화를 위한 연방 기금도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후회가 없으며 현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관련 자원들이 조속히 복원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직 연방 당국자들 및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행병 위기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험한 유행병 사태에 대해 행정부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수년간의 경고음을 무시한 결과, 미 행정부가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 대응이 더디고 일관성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