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이 캐스팅보트…샌더스 '선두 굳히기'·부티지지 재도약 여부 주목
판세 결정할 3월 3일 14개주 동시 경선…"후보들 마음은 슈퍼화요일에"

슈퍼화요일 목전 분수령…사우스캐롤라이나서 바이든 회생할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29일(현지시간) 치러질 예정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3차례 경선에선 '강성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 3차 경선 1위에 오르며 초반 선두로 치고 나왔고 중도진영 후보들은 각축을 벌이며 따라붙는 양상이 전개됐다.

이번에는 샌더스가 승기를 이어갈지, 그간 부진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 인구가 많은 이곳에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지가 관심사다.

첫 아이오와 경선에서 깜짝 1위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3차 경선에서 3위로 주춤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동력을 회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3월 3일 14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에 직전에 열려 초반 판세를 좌우할 승부처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흑인층 비율이 높아 흑인 표심이 판세를 결정지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져 주목된다.

27일 미 언론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비중은 2010년 인구센서스 당시 전체 인구의 28%였고 최근 아메리칸 커뮤니티 조사에서는 26.8%였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만 보면 흑인은 55%에 달한다.

흑인 표심이 '대세'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경선은 사실상 흑인들의 견해를 표출하는 첫 경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오와 경선의 경우 흑인은 2%에 불과했고 뉴햄프셔 경선 역시 소수에 그쳐 대표성이 부족했으며 네바다에서는 흑인이 11%였지만, 이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층 가운데 흑인의 전국 비율보다 낮았다고 WP는 설명했다.

2016년 경선 때는 민주당 유권자의 24%가 흑인이었지만 "올해는 흑인 유권자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흑인층 지지자가 많은 바이든 진영은 특히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선 전만 해도 대세론까지 거론하던 바이든은 1차 경선 4위, 2차 경선 5위라는 참패 후 완주를 걱정할 상황에 몰렸다가 네바다에서 2위에 올라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슈퍼 화요일에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바이든으로선 4차 경선 승리가 최대 과제다.

흑인으로 이곳 출신인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가 바이든을 공개 지지한 것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WP는 "바이든 캠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화벽으로 간주해왔다"며 "바이든은 48년 전 시작된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순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바이든의 정치적 미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흑인 유권자들이 자신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데 달려있다"고 짚었다.

이 지역 여론조사에선 바이든이 30%대 지지율로 1위라는 결과가 다수 나왔고, 이날 공개된 몬머스대 조사에선 바이든이 36% 지지율로 2위 샌더스보다 20%포인트나 앞섰다.

다만 샌더스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고 이달 들어서는 바이든과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는 결과도 나와 실제 결과는 예단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슈퍼화요일 목전 분수령…사우스캐롤라이나서 바이든 회생할까
샌더스 의원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써티에잇'(538)에 따르면 27일 현재 평균 지지율은 27.7%로 여타 후보를 크게 앞선다.

이어 바이든(16.3%)이 2위이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15.6%),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2.9%), 부티지지(10.7%) 등의 순이다.

샌더스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도 바이든을 앞서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 만약 사우스캐롤라이나 1위를 차지한다면 향후 확고한 선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샌더스(43명)가 가장 많고 부티지지(26명), 바이든(13명), 워런(8명),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7명) 순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는 54명이 배정돼 있다.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유색 인종에 약점을 드러낸 부티지지는 흑인층 표심이 중요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향후 동력 확보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 진보 입장을 대변하는 워런 의원은 4차 경선에서 상위권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슈퍼화요일 목전 분수령…사우스캐롤라이나서 바이든 회생할까
4차 경선이 치러지고 사흘 뒤에는 슈퍼 화요일 경선이 진행된다.

이날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버몬트 등 14개 주가 경선을 치른다.

이 결과에 경선을 통해 뽑는 대의원(3천979명)의 약 3분의 1인 1천357명이 배정돼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초반 4개 지역을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 경선부터 참여한다는 전략 아래 막대한 재력으로 광고를 쏟아붓는 물량 공세를 펴왔다.

WP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보통 슈퍼 화요일에 결정된다"며 동시 경선 14개주에 후보들이 막대한 광고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3천500만 달러를 투입했고 사업가 톰 스테이어 590만 달러, 샌더스 360만 달러 등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경선 지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슈퍼 화요일이 있다"며 각 후보가 이들 지역에 초점을 맞춘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슈퍼화요일 목전 분수령…사우스캐롤라이나서 바이든 회생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