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 메라빌리아호, 자메이카·케이맨 제도서 입항·하선 거부돼
'코로나19도 함께 상륙할라'…카리브해서도 크루즈 입항 거부(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카리브해를 항해하는 크루즈선도 항구에서 잇따라 입항 '퇴짜'를 맞았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크루즈 선사 MSC 크루즈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MSC 메라빌리아'호가 카리브해 자메이카와 케이맨 제도의 그랜드 케이맨에서 잇따라 입항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선사 측은 자메이카 입항을 앞두고 통상 절차에 따라 탑승객들의 상세한 의료기록을 제출했음에도 자메이카 당국이 여러 시간 동안 하선 허가를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메이카에 이어 그랜드 케이맨에서는 의료기록을 보지도 않은 채 입항을 거부했다고 MSC 크루즈는 밝혔다.

선사 측은 "두 곳에서 모두 단지 공포심 때문에 배가 거부된 것"이라며 이들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선사는 이 배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한 명도 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승선한 필리핀 출신 승무원 한 명만이 계절 독감인 A형 인플루엔자에 걸려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거의 회복된 상태라는 것이다.

MSC 크루즈는 또 중국, 홍콩, 마카오를 다녀온 사람이나 최근 14일 이내에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한 승무원과 승객은 탑승시키지 않았으며, 탑승 전에 개별적으로 발열 검사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메라빌리아호는 다음 기착지인 카리브해 연안의 멕시코 코수멜로 향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이날 배의 입항이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혼선이 빚어졌으나 결국 27일 오후 6시까지 입항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전했다.

코수멜이 위치한 킨타나로오주 보건당국은 이 배에 승선하고 있는 환자가 코로나19가 아닌 인플루엔자 환자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크루즈선 기피도 확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밀접하게 생활하는 크루즈선이 바이러스 '배양 접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요코하마항 인근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선 7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왔다.

또 다른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는 코로나19 우려 속에 일본, 대만, 괌, 필리핀, 태국에서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해 2주가량 표류하기도 했다.

결국 캄보디아에 입항해 전원 하선했으나 하선 승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뒤늦게 승객들의 동선을 추적해야 했다.

카리브해 국가들에선 아직 코로나19 환자가 나오지 않았으며, 중남미 전체에서는 이날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