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검사 건수 900명 그쳐
도쿄올림픽 의식 축소 의혹
보건소 "일손 없다" 거절 일쑤

아베, 4월 새 학년까지 휴교 요청
일본 정부가 민간기업과 협력해 하루 평균 900건에 불과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건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등을 의식해 검사 건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확진자 수를 축소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번 조치로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NHK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검사체제를 강화하고 의사 판단만으로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감염 확대 방지대책을 내놨다고 27일 보도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전날 의회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전국에서 시행한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하루 평균 900건”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하루 최대 3800건의 검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 때문에 가토 후생노동상의 발언은 일본이 가진 능력만큼 의심 환자를 검사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검사를 적게 하거나 검사 대상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확진자 수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심 환자 등을 모두 검사하면 지금까지 발표한 일본 확진자 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되면 지정 의료기관에 문의할 것’이라는 행동요령을 내놓아 증상이 있는데도 열이 37.5도 미만이어서 검사를 못 받는 의심 환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보건소에 검사를 의뢰해도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달 2일부터 봄방학이 끝날 때까지 전국 초·중·고교가 임시 휴교하도록 요청했다. 일본의 봄방학은 지역별로 3월 중순부터 새 학년이 시작하는 4월 초까지다. 일본 전역의 학교가 한 달가량 휴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일본 정부가 각종 행사를 향후 2주 동안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가운데 공연과 스포츠 이벤트 등의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일본에서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확진자 705명과 본토 189명 등 총 894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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