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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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병지로 알려진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홍콩 명보 등이 27일 보도했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도 이날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청년보가 우한시 방역지휘본부에 질의해 받은 회신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우한시 우창구에 사는 천(陳)모 씨다. 그는 지난해 12월8일 처음으로 의심 증상을 보였다. 완치 후 퇴원한 그는 화난수산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초기 환자 중 일부가 화난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논문이 발표된 적은 있지만 중국 보건당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처음이다.

중국 매체 신경보도 비슷한 보도를 했다. 우한시의 전염병 전문병원인 진인탄병원의 중환자실 책임자인 우원쥐안 주임은 신경보에 최초 환자가 12월1일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70대인 이 환자는 화난수산시장과 가까운 곳에 살았지만 뇌경색, 치매 등을 앓고 있어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다"며 "발병 전 화난시장을 방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그동안 코로나19 발병지가 화난시장이며 박쥐 등에서 발원한 바이러스가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해왔다. 하지만 첫 확진자가 발병 전 화난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당국이 공식 확인하면서 최초 발병과 감염 경로 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난산 원사는 이날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염병 상황을 예측하면서 우리는 처음에 중국만 고려했고 외국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 중국 밖에서 일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오보타오 중국 화난이공대 교수는 앞서 정보 공유 사이트 '리서치게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우한시 질병통제센터(WHCDC)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화난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는 WHCDC에서 연구를 위해 박쥐 605마리를 포함해 여러 동물을 데려와 실험실에 보관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돼 전파됐다는 것이다.

중국에선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 감염돼 사망한 '0번 환자'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해당 연구원은 살아있으며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반박하기도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