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개발·치료·장비조달"…증시폭락·대선악재 우려
WP "공급망 공백 불안감"…미 정부, 25일 상원에 비공개 브리핑
백악관, 코로나19 대응강화 뒷북?…3조원대 예산 의회에 요청(종합2보)

미국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25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차단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도 확산 방지 및 예방 등 대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흐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강화에는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 문제가 자칫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이 초기에는 그 파장에 대해 심각하지 않게 여기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서 뒷북 대응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도 민주당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이 예산을 백신·치료·보호장구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소개(疏開)된 자국민을 캘리포니아의 군 기지에서 14일간 격리수용한 국방부에 대한 자금도 포함돼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 대변인은 "미 행정부는 백신 개발을 가속하고 준비·대응 활동 지원 및 필요한 장비·물자 조달을 위해 의회에 25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을 송부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의회에 대한 비상 지출 패키지 요청 추진 및 제조업 공급망에 미치는 충격파 대처 방안 모색 등을 통해 코로나 대응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요청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천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의회에서 빨리 진척될 수도 있다고 AP는 전망했다.

상원의 한 보좌관은 일주일간의 휴회 후 의회로 돌아오는 상원의원들이 25일 오전에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연방 기관들이 1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기에 소진하고 다른 회계에서 1억3천600만 달러 이상을 끌어다 쓰려고 하자 이달 초부터 트럼프 행정부에 비상 지출 패키지를 요청하라고 압박해 왔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예산 요청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융 시장이 급격한 매도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미국 연방 정부는 지난 몇 주간 코로나19 대응에 허둥대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많은 결정에 자신을 관여시키지 않는다고 최근 역정을 내는 등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역시 좌충우돌을 겪어왔다고 WP는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들까지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다는 사실을 미리 보고받지 못했다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고위 참모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WP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들은 처음에는 코로나19가 미국에 미칠 파장에 대해 그다지 우려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이러한 태도는 최근 몇 주 사이 뚜렷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내 공급망 공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미국의 약품 및 필요한 의료 장비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가능한 조치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팀은 이달 초 제약회사들의 시험생산 시설을 살펴보기 위해 버지니아 리치먼드에 있는 버지니아 생명공학 연구 파크를 직접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보훈부 등이 미국 내 시설에서 약품 및 의료 장비를 사도록 독려함으로써 정부 차원의 국산품 구매 운동인 '바이 아메리칸'을 강화하기 위한 독자적 조처를 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신약 생산의 시간표를 가속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으나 그 방안은 불투명하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일축하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수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보건 분야가 마비되고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21일 보도한 바 있다.

경제 문제를 비롯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재선 가도에서 최대의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코로나19는 미국에서 굉장히 통제되고 있고, 우리는 모든 관련국과 인사를 접촉하고 있다"며 "CDC와 세계보건기구는 열심히 잘하고 있고, 주식시장은 나에게는 매우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2일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한 데 이어, 이날 CDC가 여행경보 최고 등급인 3단계로 상향하면서 한국으로의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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