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성폭행·3급 강간 혐의 유죄…'약탈적 성폭행' 무죄
최고 징역 25년형 가능…LA서도 성폭행 관련 별도 기소돼
미투 촉발 '할리우드 거물' 와인스틴에 유죄…법정 구속
각종 성추행과 성폭행 혐의로 세계적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7)이 유죄를 받았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에서 이날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와인스틴에게 1급 성폭행(2개 혐의)과 3급 강간(1개 혐의) 등 총 3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들은 그러나 혐의 가운데 종신형 선고가 가능한 '약탈적(predatory) 성폭행' 2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했다.

와인스틴은 유죄가 인정된 3개 혐의와 관련, 향후 재판에서 최고 25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와인스틴은 이날 유죄 평결 후 법정 구속됐다.

와인스틴의 변호인측은 "우리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인스틴은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30여년간 유명 여배우는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해온 것이 드러나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지위에서 추락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80명이 넘었으며, 이들 중에는 앤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애슐리 저드 등 유명 여배우도 있다.

와인스틴은 피해를 주장한 수십명의 여성 가운데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와 당시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2명에 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헤일리는 2006년 와인스틴이 자신의 맨해튼 아파트에서 강제로 오럴섹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제시카 만은 2013년 맨해튼의 한 호텔 방에서 와인스틴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밝혔다.

미투 촉발 '할리우드 거물' 와인스틴에 유죄…법정 구속
재판과정에서 와인스틴으로부터 각종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4명의 여성이 증언대에 섰다.

다만 이들이 주장한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와인스틴에 대한 기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증언대에 선 4명의 여성 가운데 애나벨라 쇼라는 와인스틴이 자신의 맨해튼 아파트에 들어와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와인스틴에게 적용됐던 '약탈적 성폭행'이 인정되려면 최소 2명의 피해자에 대한 강간 혐의가 있어야 하는데 배심원들은 쇼라에 대한 와인스틴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와인스틴은 '약탈적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와인스틴은 그동안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는 성추문 이후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 출두하면서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보조기구에 의존했다.

이날 법정에서 유죄 평결과 함께 재판부에 의해 법정 구속 명령이 내려지자 와인스틴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AP통신은 와인스틴이 체념한 표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와인스틴은 한때 '할리우드의 힘 있는 보스'에서 '악당'으로 추락했다고 평가했다.

와인스틴은 각종 성추문과 관련,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별도로 기소된 상태다.

이탈리아 모델이자 여배우로 알려진 한 여성은 와인스틴이 2013년 2월 LA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에서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은 같은 달 LA의 한 호텔에서 와인스틴이 자신을 강제 추행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