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지방선거·2022년 대선 의식한 발언…'시한부 신임' 해석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2%대 성장을 경제부 장관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게지스 장관에게 올해 성장률이 최소한 2%를 기록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제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갈수록 확산하는 데 따른 것으로, 올해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성장 기대치가 무너지면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야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2022년 대선에서 재선 시도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번 주 발표한 주례 경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주일 전의 2.3%에서 2.23%로 낮아졌다.

중앙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위축된 시장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31%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이 조치는 다음 달 중순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중앙은행은 이를 통해 시장에 1천350억 헤알(약 37조1천800억 원)을 공급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브라질 대통령, 경제장관에 '2%대 성장' 주문…비관론에 긴장
전문가들은 게지스 장관이 올해부터 성장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안심시키지는 못했으며, 이에 따라 게지스 장관이 6∼7월께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지스 장관은 올해 들어 경제실적을 보여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관계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겉으로는 "게지스 장관은 현 정부와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경제실적에 따른 '시한부 신임'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한편, 게지스 장관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상징적 인사라는 점에서 그가 사임하면 엄청난 파문을 가져올 게 분명한 상황이다.

게지스 장관은 최근 공무원을 기생충에 빗대고, 가사도우미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

게지스 장관은 비대한 공무원 조직과 불합리한 예산 집행이 정부재정을 악화시키고 있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을 기생충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엄청난 반발을 샀다.

이어 달러화 강세를 두둔하면서 과거 달러화가 약세일 때는 가사도우미들까지 미국 디즈니 여행에 나섰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가사도우미라는 직업에 대한 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시민단체의 비난이 쏟아졌고 의회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