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빈대 창궐…1950년대 자취 감췄다 재등장
자취를 감춘 줄 알았던 '불청객' 빈대가 프랑스 파리의 주택과 호텔 등에서 창궐하자 정부가 직접 퇴치 운동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전담 웹사이트를 통해 빈대 예방법과 물린 상처 치료법을 비롯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 핫라인 번호를 공개하는 등 본격적인 '빈대 퇴치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프랑스 주택부에 따르면 빈대는 1950년대 이후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후 잦아진 국제 여행과 살충제에 대한 내성 때문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파리 지역에서 빈대로 인한 피해 사례가 크게 늘면서 집주인이나 기업들이 매년 빈대를 없애는 데만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충 방역 전문가에 따르면 2018년 파리에서만 호텔과 아파트, 주택을 포함해 40만 곳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직전 해인 2017년에 비해 3분의 1수준이 증가한 것이다.

심지어 파리 시장 후보로 나왔다 사퇴한 벤자맹 그리보 전 정부 대변인은 100일 이내에 파리 시내의 빈대를 박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정도다.

그리보 전 대변인은 빈대뿐만 아니라 쥐와 바퀴벌레 등 주로 저소득층 가정에서 번식하는 해충을 퇴치할 수 있는 방역 대책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빈대는 일반적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 등 온대 기후에서 발견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DDT 살충제가 사용되면서 빈대가 크게 줄었다가 강력한 독성 살충제 사용이 금지되면서 다시 창궐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기승을 부렸는데, 2010년에는 고급 아파트와 호텔, 심지어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과 같은 옷가게도 빈대의 습격을 피하지 못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빈대는 냄새로 사람을 찾아내고, 낡은 옷에 붙어서 전 세계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는 낮에 의류 등 섬유 속에 숨어있다가 밤에 주로 활동한다.

특히 사람이 잠든 사이 피부를 물어 빨갛고 가려운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데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