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이트레이드파이낸셜을 130억달러(약 15조6000억원)에 인수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트레이드를 주당 58.74달러, 총 1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와 이트레이드의 고객 자산을 합하면 3조달러를 웃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이트레이드 인수로 온라인 증권사의 강점인 소비자 직접 서비스와 디지털 기능, 자문 중심의 중개 서비스 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트레이드 인수는 자산관리 부문의 특별한 성장 기회이자 전략의 도약을 의미한다”며 “더 오래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주식 중개업계는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대형 증권사 찰스슈와브는 온라인 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를 260억달러(약 30조6000억원)에 매입했다. 찰스슈와브가 대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주식 거래 수수료를 없앤 게 계기였다. 피델리티, 이트레이드 등도 거래 수수료 ‘0(제로)’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 CNBC방송은 “온라인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찰스슈와브와 TD아메리트레이드, 모건스탠리와 이트레이드의 합병처럼 서로 파트너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합병은 미 금융당국의 조사와 승인을 거쳐 오는 4분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약 300만 개의 고객 계정과 2조700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트레이드는 520만 개의 고객 계정과 3600억달러의 소매 고객 자산을 갖고 있다. 마이크 피지 이트레이드 CEO는 모건스탠리에 합류해 합병 작업을 함께 맡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모건스탠리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4% 이상 하락했다. 이트레이드 주가는 25% 넘게 올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